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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산업강국의 미래를 준비하자2021-01-06 12:18:03
작성자 Level 10

전자 산업과 자동차 산업은 경기회복의 효자 산업이라 불릴 만큼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현상들이 과연 미래 한국 산업의 앞날을 보장해주는 지표가 될 수 있을까?

요새 많은 기업들이 R&D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역시 미래의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금번 금융위기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위기 상황이 재발했을 경우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R&D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만큼 신기술 혁신이란 산업의 공급과 수요가 포화된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지속적인 R&D 투자와 더불어 적극적인 시장의 개척이 없다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일 수 있다. 지금 비록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경상 수지가 바닥을 쳤을 때 자연스레 등장하는 현상에 불과하다.
한국의 산업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저성장’이다. 새롭고 모험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지키는 데 급급하다. 한국은 원천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술을 자국의 능력이 아닌 외국에서의 수입으로 대체하려는 경향이 있다. 껍데기는 국산이지만 그 뚜껑을 열어보면 외국 제품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은 제조업 분야에서 첨단 주요 산업 분야로 갈수록 더욱 심화된다. 이러한 원천기술의 확보는 대기업보다 오히려 중소기업이 활발한 편이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산업 선진국들은 대부분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핵심부품을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열정을 가진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우가 열악하고, 어렵사리 그 중소기업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시장성을 정부에서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특허와 신기술을 개발하지만 높은 시장의 장벽은 선뜻 중소기업의 신기술을 채용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일부 산업의 약진으로 인해 경기가 일시적으로 좋아질 수는 있지만 그 역시 ‘반짝’이다 사라지는 반딧불과 같다. 진정으로 우리나라가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며, 외국 기술에 주요 산업들이 선점당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으려면 국산 기술에 대한 적절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먼저 산·학 협력으로 인한 기술개발에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국가적으로 많은 예산을 들여 R&D에 투자한다고 하지만 사실 선정과정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고, 선정 후에도 단발적인 지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산·학 협력으로 인한 역할 분화는 이와 같은 폐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렇게 탄생한 결과, 즉 신기술과 원천기술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보증을 서주어야 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인증과 실제 시장성과의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혹은 인증기관의 보증이 필수적이다. 기술로 승부하는 것은 중소기업과 개발자들의 몫으로 남겨두더라도, 그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은 먼 미래를 준비하는 토양을 마련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09/11